오스트리아, "히틀러 생가를 뽀개고 경찰서로 바꾼다고 '시끌, 난리'"

오스트리아 히틀러 생가(위) / 경찰서로 바꿀려고 공사중인 생가 자리
오스트리아 정부는 오스트리아 북부 오버외스터라이히주에 위치한 히틀러 생가 건물을 2017년 81만2천유로(약 11억원)를 들여 매입한 이래 건물의 활용 방안을 두고 고심해왔다. 그리하여 정부는 '아돌프 히틀러 생가의 역사적으로 올바른 처리를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 건물을 철거하거나 박물관, 연구소 등을 세우는 방안을 두고 수년간 논의를 거친 끝에 2019년 이 집을 경찰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이 위원회는 건물을 철거하는 것에 반대하며 "오스트리아는 이 장소가 지닌 역사를 부인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물관 등 역사적 의미를 띤 장소가 될 경우 계속 히틀러를 연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바람에, 그렇다면 "건물이 지닌 인지도와 상징적 힘을 없애기 위한 충분한 건축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지역의 한 역사 교사 아네테 포머(32)는 자신과 마을 주민 다수는 해당 건물이 나치의 탄생과 활동에 오스트리아가 어떻게 가담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탐구할 수 있는 박물관이나 전시 공간이 되길 바랬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장소는 어떻게 히틀러라는 사람이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에 관한 공간이 됐어야 한다"며 "이는 악마의 집이 아니고, 단지 한 아이가 태어난 집이었을 뿐이어서 그 아이가 나중에 어떤 존재가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히틀러 생가를 뽀개서 지역 경찰서로 바꾸고 그 뒤에 건물 두 채를 새로 지어 경찰관을 위한 인권 교육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밝혔다. 이를 위한 공사가 지난 달부터 시작된 상태지만 마을 주민들 사이에선 장소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지우는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