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10월, '원주민 인정·대변기구 설치'를 위한 "개헌 투표 실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호주 정부가 헌법에 원주민 대변 기구를 설치하는 내용의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오는 10월14일에 실시한다고 로이터통신이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그날 모든 호주인은 호주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개헌안은 헌법에 애버리지니(호주 원주민·aborigine)와 토레스 해협 제도 주민들을 최초의 호주인으로 인정하고 이들을 대변할 헌법 기구 '보이스'(Voice)를 설립하는 내용이 담겼다. 호주 원주민은 영국이 호주를 식민지로 만들기 전 약 6만년 이상 이 지역에 살고 있었지만 현행 호주 헌법은 영국이 주인 없는 땅에 나라를 세웠기 때문에 헌법에서 원주민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원주민들은 영국 식민지 시절 토지를 빼앗기거나 노예로 전락하는 등의 차별과 억압에 시달렸으며 1960년대까지 투표권도 부여받지 못했다. 이들은 여전히 다른 호주인보다 평균 수명도 짧고 실업률과 자살률 등이 불균형적으로 높다. 그동안 헌법에 이들의 존재가 명시되지 않고 이를 대변하는 기구도 없는 만큼 원주민들의 지위 향상은 늘 뒷전이었다. 그래서 이번 개헌안이 통과되면 이들의 지위가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개헌 반대 여론이 더 높은 상황이라 이번 개헌안도 쉽게 통과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