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숨진 60대, DNA 쫓으니 부모 살해 후 탈옥한 미국인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1959년 종신형을 선고 받았던 당시의 윌리엄 레슬리 아널드
호주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또 단란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다 60대 중반에 숨진 한 남성이 반세기 전 미국에서 부모를 살해하고 탈옥한 남성이라는 사실이 DNA 추적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밝혔다. 1958년 윌리엄 레슬리 아널드는 미국 네브래스카주에서 16세때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러 가려는데 부모님들이 여자친구를 탐탁치 않아 했고 차를 빌려주지 않았는데 이에 앙심을 품고 부모를 살해하고 집 뒷마당에 묻었다. 2주 후 체포된 그는 살인을 자백했고, 이듬해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1967년 그는 수감 생활 8년 만에 동료 수감자와 탈옥을 감행해 성공하였고 이후 그는 제2의 인생을 살았다. 탈옥 후 3개월 만에 결혼해 아널드는 아버지가 됐고, 이후 마이애미와 캘리포니아 등지로 이주한 뒤 이혼했다. 그리고 1978년 뉴질랜드로 건너갔다가 호주에 최종 정착해 세일즈맨으로 살았다.호주에서 그는 윌리엄 아널드에서 존 빈센트 데이먼이라는 가명으로 살다가 2010년 67세의 나이로 현지에서 사망했다고 미국 연방보안관실(USMS)은 발표했다.
2020년 수사 결과에 따르면 장기 미제로 남아있던 이 사건은 네브래스카주 매슈 웨스트오버 보안관 손에 넘어가면서 실마리를 찾게 됐다. 웨스트오버는 "사건을 맡은 첫날부터 사건에 푹 빠졌다"며 5시간을 운전해 아널드의 남동생 제임스 아널드를 만나 그에게서 DNA 샘플을 받아 여러 DNA 추적 기관에 등록했다. 그로부터 2년 뒤, 웨스트오버는 '아버지 이름은 존 데이먼으로 알고 있다'며 유전자 일치 알람 통보와 함께 신원을 밝히길 거부한 한 남성을 만나게 되었고 "아버지가 자신은 고아라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알게 돼 씁쓸해 했다. 호주에서 자기 아버지는 살아생전 성공한 사업가였고 자녀들에게 늘 자상한 아버지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