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깐깐한 한국인 잡자 세계인도 반했다

한국은 한때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의 ‘실험무대’였다는데, 국내 소비자가 하루에 사용하는 화장품이 여느 국가보다 세분화돼 있는 데다 취향이 깐깐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요즘은 한국의 위력이 더 강해졌고, 글로벌 뷰티 시장을 한국이 이끌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야말로 ‘K뷰티’ 전성시대란다. 화장품은 그간 내수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반도체·자동차와 함께 새로운 수출 효자종목으로 떠올랐는데, 연간 수출액은 지난해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했고, 통상 4분기에 수출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에는 최대 실적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고. 시장에선 K뷰티가 전 세계에서 ‘나 홀로’ 성장 중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는데,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K뷰티가 독자적인 카테고리로서 시장을 조성 중”이라며 “지난해 미국·일본·프랑스 등 전 세계 상위 수출국 화장품 수출은 역성장이거나 완만한 수준이었지만, 한국만 20%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낸 <K뷰티 트렌드>에서 “한국 브랜드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목소리를 빠르고 정확하게 상품 기획으로 반영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며 “K뷰티의 숨은 설계자는 고객”이라고 말했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했던 노력이 글로벌 경쟁력으로 발전했다는 의미란다. 틱톡이나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 맞춘 마케팅도 K뷰티 성공에 주효했다는데, 특히 미국 시장은 MZ세대(18~44세)가 전체 고객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이들은 가성비·기능성 제품과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틱톡에서 본 제품을 구글에서 검색한 뒤 아마존에서 구매하기 때문에 SNS 콘텐츠 활용 경험이 풍부한 K뷰티가 유리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은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단다.